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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목회와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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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목회와 교육


천영철 목사(한국교회네트워크 운영자) 

1. 새천년의 화두, 정보사회

21세기, 새천년의 화두는 바로 인터넷이 주도하는 정보사회이다. 인터넷의 발전은 놀라운 속도로 과학기술 분야만이 아니라 사회전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에서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지난 3월 통계로 1천4백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이 숫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1천만명을 조금 넘었던 지난해 말보다 3백만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통계에 의하면 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매달 90만명 이상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백8만명 (36.4%)으로 가장 많고, 7~19세 (4백78만명. 34.3%) , 30대(2백59만명.18.6%) 순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터넷의 확산은 정부와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사이버 코리아 21" 이라는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인터넷 사용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정보고속도로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으로 인터넷(국민) PC 보급에 나서 저렴한 가격에 장기 융자로 컴퓨터를 구입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또한 컴퓨터 교육을 각급 학교 교과과정에 필수 과목으로 도입하고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한편 도서관과 같은 공공기관을 통한 교육 프로그램, 또한 군대에서 의무적으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할 계획을 수립했다. 

기업은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넘어가는 경제 환경의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변화 속에서 벌어지는 다국적 기업 간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경제활동 (e-business)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터넷을 통한 전자 상거래가 급속히 증가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쇼핑, 주식투자, 경매 등이 한국경제의 주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대기업들은 e-business가 21세기의 대표적인 경제형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천문학적인 숫자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수많은 벤쳐 기업들이 정부와 투자자본가의 지원 속에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정치권에서의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활동 역시 날로 활발해지고 있다. 거의 모든 정부 기관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 있었던 총선에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등 사이버공간을 상대로 젊은 표를 낚으려는 각 정당과 후보들의 움직임은 치열했다. 각 정당에서는 인터넷을 매개로 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민의 수렴을 위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펴나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많은 대학들이 인터넷을 통한 가상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와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강의와 수업을 진행한다. 현재는 기존의 대학들이 수업의 일부를 인터넷으로 진행하는 형태이지만 내년에는 인터넷으로만 교육하는 독립된 사이버 대학이 정부의 법개정으로 설립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대학들이 컨소시움을 형성해 공동 강좌를 인터넷을 통해 개설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지리적,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수준높은 강좌를 전국 어디서나 자유롭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또한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인터넷방'이라는 한국적인 민간 인터넷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정부는 한푼도 투자하지 않았지만 민간차원에서 구축된 정보 인프라가 동네 구석구석까지 자리잡았다. 인터넷 PC방은 98년 3천6백여개이던 것이 99년말에는 1만3천여개로 4배 가깝게 늘었다. 고속 통신망과 고성능 컴퓨터를 1시간에 1천~2천원에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PC방에서 이제 한국인들은 온라인 증권투자도 하고 대학생들이 모여 밤새 리포트도 쓴다. 최근 한 조사는 PC방 이용자가 ▶10대 34% ▶20대 38% ▶30대 21% ▶40대 6%인 것으로 전한다. 현재는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주부 인터넷 교육의 교육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벤쳐기업의 인큐베이트 역할까지 하고 있다.

2. 새 땅, 새로운 선교지 사이버 스페이스 (Cyberspace)

기독교가 이스라엘에서 로마를 거쳐 유럽으로 전파되었다가 아메리카 등의 신대륙을 발견하고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열었듯이 지금은 사이버 스페이스 (Cyberspace)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새로운 선교의 땅으로 펼쳐지고 있다.과거의 신대륙이 지리적, 공간적 제약을 가진 지리적 의미의 공간이었다면 가상공간은 이러한 제약을 뛰어넘는 보다 광활하고 끝없이 확장되어져 가는 공간이다. 인터넷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10대, 20대의 젊은 세대들은 두 개의 공간, 즉 현실 공간과 가상공간 (Cyberspace)을 살아가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그들은 한 가정의 자녀이며 또 학교의 학생이기도 하지만 가상공간에서 그들은 시대를 넘나들고 나이와 신분을 초월한 존재로 변신한다.

현재 기존 비디오게임 및 PC게임의 구도를 혁명적으로 붕괴시킨 장르가 바로 인터넷‘네트워크 게임’이다. 이런 네트워크 게임 속에서 그들은 고구려의 장수가 되기도 하고 중세의 기사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두 공간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의 눈으로 볼 때 현실공간에서만 생활하는 기성세대들의 삶은 평범하고 삶의 영역이 비좁아 보이기도 할 것이다. 인터넷이 발전하고 사용인구가 늘어나면서 가상공간은 날로 확장되어져 가고 있다. 가상공간은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고, 사이버 도시가 세워지기도 한다. 사이버 도시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병원에 찾아가 건강을 체크하기도 하고, 물건도 산다.

지난해 유행처럼 벌어졌던 인터넷 생존 게임 등에서 보여 주듯이 현대인은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조그마한 집에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구입하고 업무를 보는 등 아무런 불편없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현실공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서점으로 인정받고, 타임지는 이 서점의 운영자를 1999년, 20세기의 마지막 해를 대표하는 인물로 선정했다.

산업사회의 생활방식에 익숙한 기성세대와 정보사회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을 구분하는 기준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러한 가상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기성세대에게 있어 가상공간은 제대로 이해되지도 않고 '가상'(假像)이라고 번역된 단어가 가진 의미처럼 현실공간에 실제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로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21세기의 벽두에 서있다.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날수록 가상공간은 더욱 넓어지고 지금의 신세대는 기성세대가 되어 정보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땅끝"이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현실공간에서의 '땅' 뿐만 아니라 새롭게 펼쳐지는 가상공간 (Cyberspace)일 될것이다. 가상공간은 하나님의 복음이 선포되어져야 하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져야 하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선교와 목회의 현장이다.

3. 사이버 커뮤니티 (공동체)의 발전

1) 온라인 커뮤니티

21세기를 맞은 인터넷 비지니스의 큰 흐름은 바로 '커뮤니티와 전자 상거래'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이런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기업의 물건을 구입하는 인터넷 쇼핑(B2C; Business to Consumer) 형태와 기업과 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상거래를 하는 (B2B; Business to Business)형태로 나누어진다. 21세기의 세계 경제는 이러한 전자상거래가 주도하게 될 것이다. 국가간 혹은 기업간의 전자상거래를 둘러싼 경쟁은 국가 경제와 기업의 사활이 걸린만큼 더없이 치열해지고 있다. 

70년대 한국 경제의 발전이 고속도로 건설이라는 사회적 하부토대 위에 이룩되었듯이 지금은 전자상거래의 동맥이라 할 수 있는 '정보고속도로' (Information Super Highway)건설에 국가간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기업으로 봐서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물건을 구입할 소비자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떠도는 네티즌들을 자신들의 사이트에 묶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사이버 공간에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전의 인터넷 서비스 혹은 홈페이지 운영이 가치있는 정보(콘텐츠, contents)의 전달에 중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여기에 회원을 유치하고, 가입된 회원들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나누고 교제를 나누게 함으로써 이들이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더 자주 접속을 하게 하고, 이렇게 모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전략이다. 이전에는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힘입어 광고를 유치하는 것을 주 수입원으로 삼았으나 이제는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로 인터넷 기업들의 사이트 운영 방식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미 천리안, 하이텔 등기존의 컴퓨터 통신에서 검증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TV나 신문 광고 등에서 온라인 혹은 사이버 '커뮤니티'라는 말을 수 없이 듣게 된다.

그런데 '커뮤니티' 즉, '공동체'로 번역할 수 있는 이 말은 우리 교회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의 하나이다. 초대교회의 진정한 신앙공동체 (커뮤니티)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교회의 참모습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교회에서 우리는 공동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성도들을 서로 형제자매 혹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룬 지체라고 부른다.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이렇게 이해하고 있는 말을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경영방법의 일환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2) 사이버 아파트의 등장

사이버 공간에 지역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일례로 '사이버 아파트'가 있다. 사이버 아파트라는 말은 건설회사들이 IMF 시절 자신들이 지은 아파트를 보다 효과적으로 분양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파트를 지으면서 초고속 인터넷 접속망을 연결해 입주자들이 고속으로 인터넷을 이용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사이버 아파트이다.

국내에 사이버 아파트가 선보인지 1년이 지나면서 사이버 아파트 입주자들의 생활패턴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 아파트에는 으레 조간신문을 집어들던 풍경도 사라지고 인터넷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맞춤형 뉴스를 받아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사이버 아파트에는 반상회가 없다. 아파트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한 사이버 반상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한 사이버 아파트에서는 "구내 전화도 모두 무료여서 아파트 주민들은 입주 넉달 만에 이웃사촌이 됐다" 고 전한다.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칭찬하거나 문화 사이트에 소개된 영화, 신간서적 이야기로 첫 인사를 나누는 주부들이 많다고 한다.

이전에 이웃 간의 단절된 생활의 상징이었던 아파트는 이제 사이버 아파트의 등장으로 가상공간을 통해 서로 취미와 정보를 나누고 교제하는 공동체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건설회사가 이렇게 유행처럼 사이버 아파트를 건축하는 것은 분양을 위한 목적과 함께 아파트 입주들을 인터넷을 통해 네트워크화해 전자상거래로 연결하겠다는 의도 역시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모회사는 자신들이 전국에 걸쳐 짓고있는 아파트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사이버 빌리지'를 구축하겠다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 아파트의 예는 일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인터넷을 통해 가상공간에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4. 정보사회의 문제들

1) 정보의 상업화

정보사회의 급속한 진전은 경제적 이해관계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군사적 목적으로 시작된 인터넷은 이후 교육 및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활용되어왔다. 그러나 이후 인터넷을 통해 상업적 이윤을 추구하려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인터넷은 사회 전반에 급속히 확산되었다. 현대사회는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이전되고 있고 경제적 중심 역시 산업 생산물에서 정보 생산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은 치열한 생존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래의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범사회적으로 정보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자본의 최대목적은 이윤의 추구이므로 이러한 자본에 의해 심화되는 정보화가 구매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포용해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교회의 역할이 있다. 교회는 산업사회에 이어 정보사회에서 또다시 소외되어가고 있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정보사회에서 교회가 다른 기업들이 할 수 없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일일 것이다.

2) 정보의 독점, 정보 빈부격차의 심화

정보사회는 정보의 독점 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Time Warner와 American Online의 통합 등을 통해 보여 주듯이 독점적 거대 미디어 그룹들이 생겨나고 이들이 전세계 정보의 유통을 독점하려고 하고 있다. 정보가 이러한 미디어 거대 그룹들에 의해 통제되고 유통됨으로서 정보의 독점이 심화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보 부자와 빈자간의 격차를 더울 벌여나갈 것이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볼 때 전세계 인구의 16%에 불가한 선진국이 인터넷 사용자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정보사회가 발전할수록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정보 독점 현상이 늘어날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 

우리의 경우 인터넷을 원활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구입하고 통신비를 매달 지불할 수 있는 경제력과 인터넷 언어인 영어를 이해할 수 있는 일정수준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정보사회가 중산층이상의 계층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산업사회에 이어 정보사회에서도 사회적 약자로 남아 있으며 경제적 격차는 물론 정보의 빈부 격차도 점차 증가될 것이다.

3) 언어 문제

인터넷의 주요 정보는 거의 영어로 작성되고 유통되고 있어 정보사회가 심화될수록 영어의 독점화가 진행될 것이다. 영어는 네트워크 언어로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정보의 90%가 미국, 캐나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로 작성되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 질수록 비영어권 국가에 속한 사람들이 가상공간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참여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일종의 지적, 문화적 식민주의로 정보사회가 세계적으로 심화 될수록 이 문제 역시 심화 될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 사용 인구에 따른 통계 순위를 보면 중국어, 스페인어, 영어, 벵갈어, 힌두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등의 순서이다. 이중 한국어는 12위에 올라있다. 인터넷을 통한 영어의 독점 현상은 타 언어를 사장시켜 나갈 것이다. 언어는 단순히 의사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문화와 의식과 직결되어 있다고 볼 때 영어권 문화의 세계 지배 현상도 우려된다.

4) 정보의 통제와 감시

국가권력에 의한 정보 감시와 통제 역시 정보사회의 문제점 중 하나이다. 최근 중국, 미얀마 등의 일부 국가에서 정부가 인터넷 사용자의 등록제 등을 통해 인터넷을 경유하는 정보의 유통에 대해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권력에 의한 정보의 감시, 통제는 각 국가의 민주화 정도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현상이다. 한국의 경우 특히 북한에 관한 정보는 정부의 감시 및 통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미국의 주도 하에 영국의 협조로 이루어지고 있는 "에슐론" (Echelon)이라는 세계적 정보 감시 시스템이 문제되고 있다. 그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전자우편, 팩스 등의 내용을 도청하고 있다.

5) 새로운 사회윤리문제의 대두

정보사회가 심화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나타나는 성윤리 문제, 전자상거래시 소비자 보호문제, 개인의 신상 정보 보호 문제, 네트워크 중독증 등 새로운 사회윤리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대화(채팅)를 나누면서 성적인 언어 폭력을 사용하기도 하고, 음란물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 가상공간에서의 성적인 문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사이버 성폭력 피해 신고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신고센터 이용을 통하여 온라인 성폭력 피해자가 정서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나아가 온라인 이용자 전체를 위하여 네티켓 의식을 함양하는 기회를 갖게 하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전자상거래를 하면서 소비자가 입는 피해에 대해 아직 마땅한 법적인 규제장치가 없기 때문에 정보사회에서의 소비자 보호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몇 달전 인터넷 PC방을 운영하던 사람이 네트워크 중독증으로 온라인 게임에 열중하다 과로로 사망한 사건에서 보여 주듯이 네트워크 중독증도 새로운 사회현상이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최근 전국 60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1천5백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9.3%가 컴퓨터 중독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이들 PC중독 청소년층에서는 47%가 게임, 오락을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음란물을 즐기는 시간도 많아 중독 청소년의 무려 40%가 1주일에 40시간 이상 음란물에 접속한다고 응답했다.

5. 정보사회에서의 목회 방안

이렇게 정보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교회가 신학적, 기독교 윤리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론적인 것 뿐 아니라 실천적으로 교회가 정보사회가 가져오는 사회적 상처들을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할 것인가라는 실천적 응답 역시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회의 과제에 대해 많은 교회들은 무관심하게 대응한다. 현대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는 정보화를 교회 밖의 일로 치부하고 교회는 이러한 변화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회가 인류문명의 대전환에 적절하게 응답하지 못할 때 교회는 점점 쇠퇴해가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잃어 갈 것이다.

여기서는 정보화 사회에 응답하는 교회의 목회적 실천 방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교인들간의 커뮤니티

바쁜 생활에 쫒기는 교인들이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은 점점 줄어가고 있다. 한 주간의 생활 중 교회에서 예배와 친교를 위해 보내는 시간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목회자와 교인, 그리고 교인들 간에 교제를 나누고 기도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면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교인들이 원하는 시간에 교제와 기도를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를 위해 교회 홈페이지를 만들고 홈페이지의 기능을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교인들간의 커뮤니티 형성에 초점을 맞추어 운영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교회가 홈페이지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한 교회홍보의 일환이 아니라 가상공간에 또다른 교회를 짓는다고 보아야 한다. 홈페이지의 성격을 이렇게 설정하고 홈페이지 운영 역시 단순한 교회 소개나 정보 제공에서 나아가 전체적인 목회의 일환으로 삼아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다채로운 형태의 의사소통(communication)들은 교회 공동체(community)를 살찌우고 성장시킬 것이다.

교회가 컴퓨터를 활용한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교회 사무 및 행정의 전산화 과정이 있었다. 이를 위해 교회는 컴퓨터를 구입하고 교회행정을 전산화했다. 그 후 천리안, 하이텔 등의 컴퓨터 통신 등이 발달하면서 교회들은 통신 서비스 안에 BBS 등을 만들었다. 이어 인터넷이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교회들은 교회 홈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교회 홈페이지들의 기능은 주로 교회 홍보와 설교 등 정보의 전달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나아가 가상공간에 교인들의 공동체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가상공간에 마련된 교인들의 공동체는 주일 단위로 활동하는 교회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기능을 할 것이다. 교인들은 가상공간에 만들어진 교회 공동체를 통해 주일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서로 기도와 교제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교인들은 교회에 더욱 강한 소속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결국 기존 교회 공동체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회 홈페이지에서 회원제로 운영되는 게시판을 통해 부서별, 기관별 소모임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메일을 활용한 의사소통, 채팅 기능 등을 강화 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메뉴 구성은 결국 교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부서별, 혹은 기관별로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도록 하는데 있다. 또한 온라인 신앙상담, 홈페이지를 통한 주일 성경공부 준비공부 등의 메뉴도 가능하다. 

2) 지역사회 커뮤니티

인터넷을 통해 교회가 속한 지역 사회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를 지역선교의 일환으로 삼을 수 있다. 앞서 사이버 아파트의 예에서 보듯이 인터넷을 활용한 지역사회 공동체의 형성은 그 가능성이 무한히 열려있다. 많은 교회들은 지역사회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발휘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의 특성을 잘 활용해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교회가 앞장설 수 있다. 교회가 속한 지역의 이름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가상 공간에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곳에서 지역의 공동 관심사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이버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역 사람들이 모여들고 지역사회의 의견이 모아진다면 교회는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의 여론을 이끌고 갈 수 있게 된다. 지역 커뮤니티가 활발 할수록 지역사회에 대한 교회의 영향력은 커지게 되며 교회는 지역 사회를 리더하는 지도력을 갖게 된다. 이러한 지역사회 커뮤니티는 기존의 사이버 아파트 외에는 아직 그 예를 찾아 보기 힘들다. 그러므로 교회가 앞장서서 이러한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필요성이 있다. 또한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전도의 방편도 될것이다.

교회가 속한 지역마다 이러한 지역 공동체가 형성된다면 이를 전국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각 지역마다 교회가 주도하는 지역 공동체가 형성되고 이것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면 교회는 한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커다란 네트워크를 가지게 될것이다.

3) 교회 안에서 준비할 일들

현대 목회는 점점 전문화 되어가는 추세이다. 교육목사가 이미 정착되어 있듯이 이제는 청년부만 전담하는 교역자가 생겨나고, 찬양단, 성가대를 전문으로 사역하는 교역자, 사회봉사를 전임하는 교역자도 생겨나고 있다. 이제는 여기에 멀티미디어 혹은 인터넷을 통한 목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교역자가 필요하다. 이 교역자를 중심으로 인터넷에 달란트가 있는 교인들을 발굴해 멀티미디어 선교위원회 혹은 인터넷 선교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구체적인 가상공간에서의 선교활동은 이 위원회가 담당해 운영한다. 이 위원회는 교회 및 지역 공동체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가상공간에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야 한다.

또한 교인들을 위한 인터넷 교육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인터넷 선교활동을 강화하다보면 자칫 교회 내에서 인터넷을 활용할 줄 아는 교인들과 그렇지 못한 교인들로 나뉘어 질 수 있다. 교회 내에서 또다른 소외된 그룹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원하는 교인들은 누구나 인터넷 교육 프로그램을 안내 받을 수 있고 또 직접 교회가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 위원회에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 할 수도 있다. 부서별 혹은 교인 홈페이지 제작 콘테스트를 열어 홈페이지 제작을 독려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홈페이지들을 교회 홈페이지에 연결할 수 있다. 또 정보사회와 교회에 관한 강연회, 혹은 청소년 혹은 청년들의 행사로서 인터넷과 그리스도인의 역할 등에 관한 심포지움 등을 기획 할 수있다.

교회의 재정이 허락하다면 단순한 홈페이지 운영을 넘어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에게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터넷 서버를 교회가 직접 운영할 수 있다. 이 인터넷 서버는 교회가 사이버 공간에서 마음껏 선교활동을 펼 수 있는 인프라가 되며, 인터넷 서버를 통해 우선 교인들에게 홈페이지 공간을 나누어주고 교회 이름이 들어간 이메일을 나누어줌으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교인들이 교회의 가상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에게도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직접 제공함으로서 지역사회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6. 글을 맺으며

기업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롤 제공하고 이를 통해 가상공간에 사이버 커뮤니티를 만들어 간다면 교회는 교인들의 공동체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그리고 지역사회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러한 일들을 할 수 있다. 날로 확장 되어가는 사이버 공간은 교회의 선교와 목회에 새로운 가능성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사회에서의 새로운 목회방안이 여러 교회에서 시도되고, 개별 교회의 경험이 정리되고 평가되어 한국교회 전체에 전파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노력들은 21세기를 맞는 교회의 새로운 목회, 선교적 모델로서 한국교회에 제시될 수 있다. 새천년을 맞아 새시대에 맞는 새로운 목회, 선교 방법들이 시도되고, 또한 이를 체계화하고 이론화하는 작업들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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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교회 홈페이지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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