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땅콩 농부 지미 카터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취임식 직후 기자들이 그 어머니 릴리안에게 물었다.
"아드님이 자랑스러우시죠?"
"Which one?" (어느 아들이요?)
릴리안에게는 아들이 둘이 있었다.
대통령 지미카터는 이란 인질 문제로 고생했고
석유 위기가 있었고
재선에서 패색이 짙었다.
선거 전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각종 여론 조사를 보니 이번에 질 것 같습니다"
"정말이냐? 확실하냐?"
"네"
"참 잘 됐다"
릴리안은 두 발 뻗고 편안히 잤다.
그동안 대통령과 가족들의 마음 고생이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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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안 카터는
미국 역사상 First Mother 중 가장 활발했던 어머니었다.
인종 편견의 본고장 남부에서
RN 으로 일하면서
흑인들을 아무 편견 없이 평등하게 대해 주었다.
당시로서는 스캔들에 들 만한 일이었다.
과부가 되고 나서
68세에 평화단원 (Peace Corp) 의 일원으로
인도에 가서 봉사했다.
대통령의 어머니가 된 다음은
외교 사절로 전 세계를 누볐다.
전 세계의 국가 원수 장례식을 도맡아 다니며
미국을 대표했고
인도에서의 평화 단원 경험으로 인해
미국과 인도는 역사상 가장 좋은 관계를 누렸다.
조지아 시골에서 간호사로 일할 때나
아들이 주지사, 대통령이 되었을 때나
늘 한결 같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고
자신의 주관대로 살았고
인생을 즐겼다.
대통령을 만든 위대한 어머니라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산 여자였다.
여성들이여
어떻게 살 것인가
눈치 보지 말고
희생이란 이름으로 숨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무채색으로 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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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는 미국 대통령 중에 책을 가장 많이 쓴 사람이다.
30여권의 책을 냈다.
대통령 재임때보다 그 후에 더 많은 일을 했다.
내가 살던 조지아 아틀란타에 그의 기념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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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밴드에 올렸던 글입니다.
요즘 바다님의 회상을 읽고
여기에도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