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한국 재림교회에 보내는 원로의 苦言 ① 장병호 명예교수 ‘성숙한 교회, 성숙한 총회, 그 뒤를 돌아보며’ 장병호 명예교수는 ‘행정위원 및 운영위원 세미나’에서 재림교회의 조직 및 행정 특성을 언급하며, 한국 재림교회의 총회문화와 현실을 짚었다. - 관련기사
지난 13일과 14일 양일간 마달피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행정위원 및 운영위원 세미나’에서 강사로 초빙된 삼육대 신학과 명예교수 장병호 목사는 재림교회의 조직 및 행정 특성을 언급하며, 한국 재림교회의 총회문화와 현실을 짚었다.
장병호 교수는 별도로 준비한 소책자 ‘재림교회 지도력과 행정신학’의 내용을 기초로 재림교회의 조직 구조와 목적, 총회와 운영원칙, 각종 위원회의 역할과 임무 등 행정질서에 대해 설명했다.
본문만 24페이지 분량의 이 책자에는 대총회/지회와 연합회 조직의 중심에 있는 임원의 역할, 연합회와 합회의 불가분리의 관계, 각 부 사업 중심의 일선교회 운영, 기관총회와 그 운영원칙 등 질서와 규범에 따른 재림교회의 행정을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성숙한 교회, 성숙한 총회, 그 뒤를 돌아보며’ ‘예루살렘 총회와 지도력에서 배울 교훈’ ‘한국 재림교회의 자랑 뒤에 감추어진 현실적 난제들’이란 제목의 글은 현재의 한국 교회가 귀담아 듣기에 충분한 고언(苦言)이었다. 변화와 개혁을 위해 원로가 보내는 소중한 호소를 발췌해 옮긴다.
■ 성숙한 교회, 성숙한 총회, 그 뒤를 돌아보며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올해 1월 17일까지 한국 재림교회는 연합회, 각급 기관 그리고 지방 합회의 총회를 가지므로 새로운 회기를 출발하게 되었다. 우려, 기대, 믿음, 신뢰 그리고 사명 등이 어우러진 많은 총회를 치르고 한국 재림교회의 부흥과 개혁이란 숙명적인 과제를 안고 한 회기의 닻을 올렸다.
재림교회의 주기적인 총회는 재림교회의 선교사명인 ‘전도’ ‘교육’ ‘치유’ ’제자화‘의 4중 측면에서 지난 한 회기 동안 진척되었던 사업을 총회 대표자들, 곧 온 교회에 보고하고 새로운 회기의 사업을 계획하므로 더 큰 진척을 이루기 위한 단합과 헌신을 위한 중요한 집회이다.
재림교회의 모든 총회는 세계 교회의 집회이며, 대총회는 지회를 통해 이 집회를 인도하고 지도하므로 연합회, 합회, 각급 기관의 총회는 사실상 세계 교회의 총회이다. 따라서 세계 교회는 세계 교회의 행정질서에 따라 운영되어야 하며, 세계 교회의 일원으로 세계 교회의 일을 수행한다는 세계 교회 세계관(World church world view)을 한층 더 강화하므로 마지막 시대에 마지막 사명을 가진 남은 교회의 차별적 정체성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재림교회의 총회문화도 점점 더 발전해서 자양교회 시대에 걸맞은 회의체 신앙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므로 성숙한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한국 재림교회가 고려하고 개선해야 할 몇 가지 사안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재림교회의 행정질서 근간은 대의제이고, 그 운영 모델 법규는 대총회 헌장과 정관/시행세칙(constitution and bylaw)이다.
재림교회는 교회를 통해 뽑힌 대표자들이 모여 교회의 헌장과 규정에 따라 회의를 진행하므로 재림교회의 독특한 행정질서를 통해 세계 교회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헌장(정관)과 규정(시행세칙)의 손질은 반드시 대의제 원리에 의해 총회에서 뽑은 헌장과 시행세칙 위원회(constitution and bylaw committee)에서 하며, 회기와 회기 사이에 운영되는 유일한 상설위원회인 이 위원회(의장: 연합회 총무 또는 위임자)에는 대총회 헌장과 시행세칙과의 조화와 세계 교회 질서를 위해 반드시 지회 임원 중 한 명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 위원회의 법규 관련 상세 건의는 행정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총회에 제안되어야 한다. 총회에 제안되는 정관과 시행세칙과 관련되는 모든 법규는 반드시 행정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제안되며 총회에 직접 제안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한국 재림교회가 우선하여 개선해야 할 사안은 지도자 선출과정이다. 재림교회의 선거는 대의제 간선방식이다. 대총회 모델헌장은 모든 임원과 직권대표가 아닌 행정위원회 위원들은 연합회 총회에서 선출해야 하며, 모든 대표자는 유효한 선거를 위해서 반드시 개인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하고 대리투표는 안 된다.
총회의 선거진행 절차는 우선 조직위원회(organizing committee)를 구성하여 그 위원회가 선거위원회(nominating committee), 헌장과 규정위원회(constitution and bylaw committee) 그리고 필요한 다른 위원회(한국의 경우 신임서위원회와 경영위원회가 이에 해당)를 구성하여 총회에 제안하여 다수결로 결정한다.
이 중 헌장과 규정위원회만 상설 위원회(standing committee)이고, 다른 위원회는 모두 총회 회기 중에만 활동한다. 선거위원회는 의장으로 봉사할 지회장이나 지명된 사람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임원과 행정위원회 위원의 최종추천 건은 전적으로 선거위원회 몫이다.
총회에 참석한 대표자들이 연합회장이나 합회장 후보를 직접 투표하여 상위득표자 몇 명을 선거위원회에 넘겨 선거위원회가 한 명을 결정하여 총회에 다시 부치는 형태는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다. 사전 선거운동을 방지할 목적으로 도입된 한국 재림교회에만 있는 한시적인 방식일지라도 모든 총회 대표자들이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투표하여 후보군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치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는 것처럼 줄을 서서 선거하는 모습은 어쩌면 한국 재림교회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몇 해 전에 교회연합회로의 조직개편의 진통을 2년간 경험하고 더 성숙한 자세로 연합회, 기관, 합회 총회를 마쳤다. 교회의 갈 길도 잡혔고, 새로운 지도자들도 뽑혔다.
재림교회의 조직질서는 뽑힌 대표자들을 신뢰하므로 그들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교회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다. 다소 미흡한 부분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할지라도 인간의 한계의 궁극적인 극복은 지상 교회에서가 아니라 하늘 교회에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정한 부흥과 개혁은 법과 질서에 순응하는 개개인의 신뢰에서 시작된다. 정리 - 김범태 기자 / 2016-04-19 11:16: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