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분해 때 나온 메탄 활용
개똥 10개면 가로등 2시간 밝혀
미국선 가정용 전기 만들어 써
사이언스 카페
/조선DB
개띠 해를 맞아 개가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 하나 더 늘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일(현지 시각) 영국 중서부 우스터셔주의 말번 힐에 개똥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가로등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가로등 아래에는 대형 세탁기만 한 개똥 수거 장치가 있다. 산책길에 애완견이 볼일을 보면 주인이 개똥을 수거해 이 장치에 넣고 핸들을 돌리면 된다. 이러면 개똥이 분쇄되고 장치 내부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가스등을 밝힐 메탄이 나온다. 남는 것은 비료로 쓸 수 있다. 이 장치를 발명한 말번 힐의 브라이언 하퍼씨는 "공원에서 애완견 주인들이 길가나 나뭇가지에 버린 개똥 봉지 10개면 가로등을 두 시간 밝힐 수 있다"고 밝혔다.
하퍼씨는 말번 힐 국립공원의 지원을 받아 이 가로등을 개발했다. 그만큼 개똥이 국립공원의 골칫거리였던 것이다. 세계에서 애완견이 가장 많은 나라인 미국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8300만마리의 애완견이 한 해 배설하는 똥이 1000만t을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서부 시애틀에서 동부 보스턴까지 트럭을 줄 세워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개똥은 가정용 전기도 만들 수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워털루시는 지난해 공원 3곳에 개똥 수거함을 설치했다. 개똥은 정기적으로 수거해 메탄 생산 공장에 보냈다. 워털루시는 5개월간 개똥에서 나온 메탄을 태워 13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전기 생산에 그만큼 화석연료도 덜 써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도 630㎏ 줄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도 지난해 개똥에서 나온 메탄으로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는 법이다. 이 회사는 시민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수거함에 개똥을 넣을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애완용품 가게에서 쓸 수 있는 할인 포인트를 보내주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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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으로 가로등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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