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조선 영조(英祖)대의 이름난 학자
이제(李縡)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에게서 양육을 받으며 자라났다.
그가 12세 되던 해 어머니는 그를 데리고
작은 아버지이자 당대의 정치가(政治家)인
이만성(李晩成)을 찾아갔다.
"아버지 없이 자란 까닭에 이 아이의
앞날이 잘못될까 걱정이 됩니다.
이 아이를 맡아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나 작은 아버지는, 괜히 귀한집 아들에게
매를 들어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거절했으나,
어머니는 끝까지 맡아 줄 것을 부탁하였다.
결국 그날 이후로 이제(李縡)는 작은 아버지
집에 기거(寄居)하며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
며칠 뒤 이만성이, 형수(兄嫂) 즉,
이제의 어머니를 찾아와 무릎을 꿇었다
"형수님 용서를 해 주십시오.
이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
글쎄 글을 읽으라고 분부하고 나갔다
돌아와 보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마당에서 장난을 치고 있지 뭡니까?
그래서 정신(精神) 차리게 해 주려고 매를 들었는데
그것이 잘못되어 그 녀석이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끝까지 시동생의 말을 듣고 난 이제의 어머니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더니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태연(泰然)하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어찌 제 자식 놈이 미워서 매를 드셨겠습니까!
다 잘되라고 한 것인데, 제 명(命)이
짧아서 그렇게 된 것이겠지요."
이만성은 형수의 태도에 깜짝 놀라
일어서다 말고 다시 자리에 앉아
사실(事實)을 털어놓았다.
"형수님 실은 모두 거짓입니다.
제가 형수님을 시험한 것이었습니다.
형수님께서 저를 그렇게까지 저를 믿고
아들을 맡겨 주셨으니 이제부터라도
더욱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이렇게 엄격한 어머니와 작은아버지의
교육을 받고 자란 이재는 20세 되던 해
과거에 급제하고, 문인으로 이름을 떨치는
대학자(大學者)가 되었다.
훗날 하나님 앞에 이르렀을 때,
자식들의 죄를 보고도 금(禁)하지 않은
엘리와 같이 책망(責望)받지 않기 위해
무리 부모(父母)로써 마땅히 힘써야 할
올바른 자녀 교육에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