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현명한 유서>
어느 마을에 부자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만 큰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하나뿐인 아들은 그때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큰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하고 있었답니다
노인은 병이 난 사실을 아들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아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아직 공부를 다 마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니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살아있을지 알 수 없었답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노인은 유서를 남겨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 유서의 내용은 이런것이었습니다
‘나의 모든 재산을 노예에게 물려주겠다.
단 내 아들은 내 재산 중에서 가장 원하는 것 딱 한가지만 선택해서 가질수 있다‘
그리고는 그 유서를 노예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유서를 잘 가지고 있다가 내 아들이 돌아오면 전해주거라.”
그 노예는 노인이 집안일을 모두 돌보고 있었지만, 욕심이 아주 많아서 늘 주인의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던 사람이었습니다
노예는 유서의 내용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노예는 몰래 유서의 내용을 훔쳐보았습니다
“이게 웬떡이냐?” 아 이제부터 나는 부자다!
노예는 몹시 기뻐헸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노인이 죽을 때까지 잘 돌보고 집안일도 전보다 더 정성껏 돌보기 시작 했습니다 이윽고 노인이 죽자 노예는 한걸음에 아들이 있는 도시로 달려가 노인의 죽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유서도 전해주었습니다
유서를 받아든 아들은 모든 재산을 노예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에 조금 서운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장례식을 잘 치르는 것이 우선 이었습니다 슬픈 마음을 누르고 아들은 정성스럽게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이때 노예는 겉으로는 슬픈척 했지만 속으로 부자가 된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했습니다
‘어서장례식만 끝내라지,’
장례식을 다 치르고 아들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왜 노예에게 재산을 다 물려주시고 나에게는 한 가지만 고르라고 하셨을까?’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또 한가지만 고르라면 무엇을 고른단 말인가?
아들은 고곰히 생각하다가 그 마을에서 가장 현명한 랍비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랍비에게 유서를 보여주며 어찌해야 할지를 물었습니다
‘선생님 정말이지 이해가 안됩니다 저는 지금까지 아버지를 실망시키거나 화나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어째서 제게 이런 유서를 남기셨을까요?
랍비는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대답했습니다 “자네 아버님은 정말 지혜로운 분일세.”
아들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무슨말씀이신지 이해할수 없습니다
어떻게 재산을 노예에게 다 줘버릴 수가 있지요?
랍비는 찬찬히 아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만약 아버님이 아들에게 재산을 모두 물려주겠다고 유서를 쓰셨다면 어떻게 되었겠나.
더군다나 자네가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말일세. 분명 노예는 돈 욕심에 눈이 멀어서 재산을 모두 팔아 도망갔을 걸세,”
그제야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랍비는 계속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만약 노예는 자네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도 알리지 않았을 것이고 자네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도 몰랐을거야 그리고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면 재산이 없어서 아버지의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겠지. 그런데 아버님이 노예에게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하셨으니, 그 노예는 재산도 소중히 지키고 아버님의 죽음도 자네에게 알린거야 그리고 그 노예는 도둑이 되지 않아도 되고.”
“하지만 그러면 뭐합니까? 그 재산은 노예의 것이 될텐데요.”
랍비는 껄껄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자네는 지혜가 부족하군. 아무 걱정 말게.
아버지가 유서의 마지막에 뭐라고 했던가. 갖고 싶은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하지 않았나.
그 한 가지가 바로 모든 재산이라네.”
아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모든 재산이라니요?”
“바로 아버지가 유산을 물려준 그 노예를 선택하면 되는 거지.”
그제야 아들은 무릎을 치며 아버지가 왜 그런 유서를 남겼는지 깨달았습니다
그 당시의 법은 노예의 재산은 모두 주인에게 속하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러니 아들이 노예를 가지면 바로 노예의 재산까지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아들은 아버지의 지혜와 사랑에 감동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뜻대로 갖고 싶은 단 한 가지 노예를 선택 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모든 재산을 물려받고 지킬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아들은 현명한 아버지를 닮아 노예에게 인심을 베푸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 노예에게도 재산을 나눠주고 신분도 해방시켜 주었답니다 그 후에도 아들은 늘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역시 나이 많은 어른의 지혜는 참으로 놀라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