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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고 하시면 - 송병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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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고 하시면

이것이 내게서 떠나가게 하려고 내가 세 번 주께 간구하였더니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고후 12:8, 9)

너~무 힘들었다. 평생에 쌓아온 명예는 땅에 떨어지고, 거짓 소문은 뻥튀기되어 산을 이루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쓴 돈은 이자 연체가 되고….

누가 기도는 호흡과 같다고 했던가? 이 말은 기도의 자연스러움을 의미하겠지만, 내 경우에는 다른 의미에서 호흡과 같았다. 호흡이 무의식에서 이뤄지듯 그때는 기도하겠다고 기도하는 게 아니고, 앉으나 서나 누우나 저절로 기도가 나왔다. 평소에 항상 기도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지만, 절박한 상황에서는 기도 외에 할 것이 없었다.

비록 멀어도 터널과 같이 끝이 있는 고난이기를 바라며 기도했다. 언제입니까? 언제입니까? 얼마나 남았습니까? 하지만 반딧불이 같은 빛도 보이지 않았다. 간구와 회의를 수없이 반복하는 중에도 기도는 끊지 않고 했다.

기도하고 기다렸다.
응답이 없었다.
기도하고 기다렸다.
응답이 없었다.
기도하고 기다렸다.
응답이 없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 “그만 해라, 됐다!”라고 하시면 어떻게 하나? 여러 날 고민 끝에 마음을 정리했다.

만약 내가 고난 중에 생을 마치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렇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알겠습니다’였다.

바울은 눈에 가시(눈병으로 추정)가 있었다. 이 가시가 제거되도록 세 번 기도했지만, 하나님께서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고 하시면서 그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다. 하나님은 바울이 바라는 것과는 다르게 계속 겸손한 하나님의 종으로 살도록 응답하셨다.

당신이 구하는 것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고 하시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다음의 내용은 밝힐까 말까 망설이다 밝히는 것이다.

(다음)
나는 바울과는 달리, ‘알겠습니다’라고 한 후, 즉 끝없는 생활고, 고난의 동굴 속에서 죽는 것, 그게 하나님 뜻이라면 감내하겠다고 했을 때, 고난의 터널 끝이 보였다. 물론 터널의 끝을 본 때와 그 끝을 지나서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힘들고 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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