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교인 감소보다 ‘권위’ 없는 교회가 더 문제”

페이지 정보
profile image
작성자
  • 218.♡.220.27
  • 0건
  • 7,890회
  • 작성일:
본문

 

  
 
   
 

수표교교회(담임 김용성 목사)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2007년부터 시작한 수표교포럼이 올해에는 ‘위험사회와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지난 15일 개최됐다.

포럼에 앞서 김용성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과거형 위험과 미래 위험이라는 두 가지 위험에 직면했다”면서 “이러한 불안사회를 풀어갈 키워드는 ‘함께 사는 능력’으로, 이는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공동체를 위한 능력”이라고 말하고 “이번 포럼을 통해 위험하고 불안한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심광섭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에서는 이재열 교수(서울대학교)가 ‘위험사회와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고, 정경일 원장(새길기독사회문화원)이 논평을, 고옥주 청년(수표교교회)이 주제에 대한 토론문을 발표했다.

이재열 교수는 “우리사회는 두 가지 위험에 직면해 있는데, 하나는 아직 청산하지 못한 과거형 위험으로, 압축적 산업화과정에서 부실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이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세월호 참사가 이에 속하며, 또 다른 하나는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미래 위험으로 예를 들면 메르스 확산과 같은 유형이 이에 속한다”면서 위험의 유형에 대해 분석했다.

이 교수는 “미래형 위험은 경계의 소멸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는 국경과 같은 공간적 경계, 현세대와 미래세대를 나누는 시간의 경계가 소멸돼 ‘그들’의 위험이 ‘우리’의 위험으로 쉽게 치환될 수 있다”고 말하고 또한 이러한 미래형 위험은 더 복잡하게 분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위험사회 속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온전하게 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그 토대 위에서 함께 사는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일이 필요하며,  또한 한국사회가 결여한 공공성을 교회 안에서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중불안사회를 풀어갈 키워드는 ‘함께 사는 능력’으로 이를 위해서는 공감과 배려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사회적 영성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과 공감 그리고 배려가 넘쳐나며, 서로 신뢰하고 용기를 복 돋우는 따뜻한 공동체, 구원체험이 가진 절대성과 전체 신앙공동체의 포용성이 조화를 이루는 교회를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열 교수는 한국사회가 위험사회로 머물 것인가, 안전사회로 변모할 것인가를 자문하고 위험은 무조건 피해야 할 회피대상만이 아니라 위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진취적 태도가 필요하다면서 앞서 언급한 과거형 위험과 미래 위험에 대해 지혜로운 대처를 주문했다.

또한 이 교수는 한국교회는 오늘날의 위험사회에 대해 제대로 부응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닮은 꼴 위험에 놓여 있는데, 그 해답은 무엇보다 교회와 사회의 공공성을 높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크리스찬들이 모두 자신과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교회의 역할은 공익성과 공개성, 투명성과 참여의 확대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교회의 위기는 교인수의 감소나 교회 예산의 감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위기는 하나님 나라의 ‘권위’가 사라진다는데 있다면서 ‘권위 없는 교회’, ‘권위 없는 목회자’는 더 큰 문제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정경일 원장은 논평을 통해,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적 공공성을 실현하려면 신앙의 사회성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오늘의 크리스찬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와 무관한 ‘신앙생활’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생활신앙’이라고 전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