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페이’ ‘수저계급론’ ‘지옥고’로 표현되는 젊은이들 눈에 비친 요즘의 한국 사회는 암담하다. 오죽하면 ‘헬조선’이라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는 현실이다. 청년들의 시각에서 이 사회의 문제는 기득권층에 의해 독점된 기회의 불공평에서 시작된다.
이렇게 구조적으로 불의한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절망한다. 이런 청년들에게 꿈이 없다느니, 열정이 부족하다느니, 패기가 없다느니 하며 몰아붙이는 기성세대의 가혹한 태도는 자연스럽게 기득권층에 대한 반감을 증폭시킨다.
한국사회 기득권 세력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감은 자연스레 기독교에 대한 반감으로도 연결된다. 왜냐하면 젊은이의 눈에 비친 한국교회는 대표적인 기득권 세력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독교가 힘과 돈을 지닌 집단이 됐고 더 이상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서있지 않다고 본다. 그런 생각은 종교에 대한 선호도의 차이에도 나타난다. 2013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비기독교인들의 종교 선호도에 따르면 47%는 천주교를 가장 신뢰한다고 대답했고, 불교 38%, 개신교 12.5% 순이었다. 개신교의 신뢰도가 천주교와 불교에 비해 한참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로서는 억울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절대적으로 옳은 진리보다는 주관적인 선호도를 더 중요한 판단근거로 삼는 현대사회의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어떤 공동체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는 그 공동체에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된다.
“개종을 위해서는 그 종교에 대한 교리적 지식보다는 그 종교에 대한 호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일상생활 중에 관찰하면서 각 종교에 대해 호감이나 반감을 갖게 되는 것이고, 아무리 신자들이 열심히 선교해도 호감을 갖는 사람만이 입교한다고 생각한다. 반감을 갖는 사람은 신자들의 열성적인 선교를 단호히 뿌리치고 입교를 거부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 안에 호감을 싹트게 하고 길러 주는 것이 선교의 가장 기본적이고 일차적인 전략이 돼야 한다”(그들은 왜 가톨릭교회로 갔을까, 26).
현대 젊은이들의 입장에서 기독교는 호감이 가지 않는 공동체가 돼 버렸다. 기독교의 목사들이 보이는 일탈, 교인들이 보이는 비신앙인보다 못한 모습, 대형교회의 문어발식 확장과 내부 분쟁 등이 겹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독교는 자기들만의 세계를 고수하려는 기득권세력으로 보일 뿐이다. 이런 기독교에 어떤 호감도 갖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재림교회가 일반 개신교와는 다른 선명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개신교 성직자들의 문제, 교인들의 문제, 교회 행정의 문제가 규모가 작아서 적게 나타날 뿐 비슷한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재림교회가 여타 개신교와 다른 선명한 구별을 보여준다면 개신교의 몰락은 재림교회에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다면 여타 개신교와 함께 동반하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더 낮은 자리로, 더 봉사하는 교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야만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반기독교정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