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총장 정태기 목사(크리스찬치유상담연구원)가 치유상담에 헌신한 지 30년이 흘렀다.
정태기 목사가 정립한 치유상담의 역사와 가치를 논하는 심포지엄이 19일 서울시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가운데, 발제를 한 김용태 박사는 오늘날 사회와 교회 문제 그리고 치유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태기 목사의 '치유상담 30'년을 주제로 한 학술심포지엄이 19일 서울시 교육연수원에서 개최됐다.ⓒ뉴스미션 |
병든 ‘자기애적 시대’…소외와 불안만 커져
정태기 목사의 치유상담이 30년 간 한국교회와 사회에 끼친 영향을 조명한 김용태 박사(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는 먼저 오늘날 사회와 교회가 마주한 어두운 현실을 이야기했다.
김 박사는 한국사회와 교회가 지난 50년 간 외형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내용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형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사람들은 더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됐고, 교회적으로도 목회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자살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사회와 교회 내에선 갈등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갈등을 견디다 못한 믿음이 약한 성도들은 교회를 숫하게 떠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자기애적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대단하고 거대한 사람이기를 꿈꾸면서, 1등만 화려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초라하고 형편없는 부조화와 분열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1%의 부자와 99%의 빈자가 살아가는 시대에서 모두 1%를 바라보며 자신 안에서부터 초라하고 형편없는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겉으로는 화려해도 속으로는 너무나 빈곤한 사람들의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기애 시대는 자기중심적이어서 세상이 모두 ‘내 중심’으로 돌아간다. 개인주의를 만들고, 자신을 신처럼 여기는 삶을 살도록 한다. 자기가 될 수 없는 불가능한 자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해 마음에서부터 부적절감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자기애 시대의 특징의 결과들로, 현대인들은 전쟁과 같은 경쟁 속에서 일을 하며, 일중독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전쟁에서 지게 돼 낙오자가 될 것 같은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려 더욱 일에 몰두하면서도, 소외와 외로움을 겪으며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교회, 약점 노출할 수 있는 ‘치유공동체’ 돼야”
김 박사는 정태기 박사의 치유상담이 오늘날 시대를 사는 현대인과 교회에 꼭 필요한 사역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태기의 자신을 ‘노출’ 시키는 행동은 곧 예수님의 치유사역을 상담적으로 구체화한 행동”이라며 “예수님은 인간이 자신의 부족하고 초라함을 노출시키고 열게 함으로서 구약의 아담과 하와의 (죄를) 가리는 행동을 돌려놓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박사는 “정태기는 ‘작은 존재임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존재로 보여도 괜찮다’고 메시지를 전한다. 이는 치유의 시작이자 부조화와 분열을 극복할 수 있는 초석이다. 자신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인정할 때만이 진정한 치유의 역사가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교회에서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김 박사는 자신을 노출시킨 이들이 교제를 통해 더 많은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며 공동체 형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정태기의 치유상담연구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커다란 치유공동체였다. 다른 사람이 알까봐 숨겼던 비밀을 서로 공유하면서, 부적절감을 가지고 파편화된 분열의 삶을 살았던 자신들을 이제 다시 자신 속으로 통합할 수 있는 길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교회가 자신의 부족함을 노출할 수 있는 치유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수님이 교회를 이 땅에 허락하신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치유공동체를 통해 자신의 약점과 부족한 점을 노출하고 힘을 얻어서 다시 삶을 이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
그러나 김 박사는 “현대교회는 이러한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교회는 설교 말씀을 듣는 예배의 장소고 봉사하고 교제하는 장소지 더 이상 치유의 장소는 아니게 됐다. 이는 현대교회가 지나치게 의식 중심으로 흐르고 사회적 관계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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