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자의 도움을 받아라
2017년 4월 고등학교 동창회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했다. 동창회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하고는 끼리끼리 여행을 떠났다. 미국은 도시 간의 거리가 무척 멀다. 황량한 들판에 주유소도 별로 없었다. 자동차로 몇 시간을 가서 도착한 조그마한 마을, 맥도날드에 들어가려니 주차한 자동차 위에 눈이 쌓여 있다. 하루 종일 쨍쨍한 햇빛 아래 있었고, 그래서 맑은 날씨로 감사한 하루였는데 지역이 바뀌니 날씨도 바뀌어 있었다.
맥도날드 매장에서 간단히 요기하고 다시 길을 가는데 눈이 휘날리기 시작한다. 오가는 차도 거의 없고 사방에 불빛이 없으니 온 세상에 눈만 보이고 차선도 갓길도 희미하다. 마침 큰 트럭 한 대가 뒤에서 와서 앞서도록 하고는 안내자로 삼았다. 트럭이 지나간 자국이 우리 일행을 안전하게 이끌었다. 트럭과 격차가 조금만 더 벌어지면 트럭 타이어 자국이 사라진다. 엄청난 눈이 쏟아지는 것이다.
얼마나 갔을까? 갑자기 트럭이 갓길에 주차한다. 트럭 곁에 차를 세우고 트럭 운전사에게 물었더니 자기는 이곳에 주차해서 밤을 새우고 갈 것이라고 한다. 졸지에 안내자가 사라지고 다시 위험 속에 몰린다. 눈이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것이 아니고 앞에서 차를 향해 돌진해 온다.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여행안내는 미국 거주하는 동창 부부가 했다. 운전대를 잡은 친구는 오른쪽으로의 이탈을 염려하여 자꾸만 도로 중앙으로 기운다. 도로 가장자리로부터의 추락을 의식한 본능으로 보였다. 그러나 중앙 쪽으로 기움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퍼붓는 눈으로 분간이 어려운 상태에서 반대쪽에서 차량이 온다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눈만이 위협 요소가 아니다. 만약 기온이 더 떨어지거나 더 높은 지대로 간다면 도로가 얼어붙을 것이고 체인이 없는 차로는 운행 불가하거나 억지로 운행하려다가는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모른다. 말 없는 가운데 모두에게 염려와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이럴 때 인간의 본성은 초월자를 향하게 된다. 각자가 마음속 깊이 기도하겠지만 목사가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다.
목사인 나는, 이미 하나님을 향해 주파수를 맞추고 기도하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나든, 고립무원 상태에서 기아로 죽든, 나에게는 공포나 두려움이 없었다. 먼저 회개하지 못한 죄가 없는지 샅샅이 기억해 보았고, 용서를 구하지 못한 죄까지라도 용서함을 구했다. 죽든지 살든지 주 뜻대로 하옵소서.
이때 생각나는 성경 말씀,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라 하고 지존자를 너의 거처로 삼았으므로 화가 네게 미치지 못하며 재앙이 네 장막에 가까이 오지 못하리니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천사들을 명령하사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심이라“(시 91:9~11)
내리는 눈 때문에 잠시 나의 영의 눈이 감겨져 있었다. 하나님께서 내 곁에 두신 천사를 잊고 있었다. 이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었지만, 하나님은 약속대로 우리를 안전하게 숙소로 인도해 주셨다.
당신의 삶에 큰 위기가 일고 있는가?
그래서 무섭고 두려움에 있다면
지금 영의 눈을 열어 전능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라.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아라!
하나님 품으로 들어가라!
그분께서 천사를 보내주실 것이다.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들은
당신을 위험에서 구하고
당신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그날 친구의 말에 따르면, 눈보라 치는 날은 날씨가 맑고, 다음 날 그랜드캐니언을 보러 가는 날은 일기가 좋지 않으리라고 예보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 종일 좋았던 날씨가 밤중에 갑자기 눈보라 내리치는 험악한 날씨로 변했다. 하지만 다음날 관광의 하이라이트 그랜드캐니언을 보는 날, 비행기도 타고 보트 타고 콜로라도강을 유람하는 날은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화창한 날씨를 연출했다.
밤늦게까지 좋은 날씨였다가 비행기 타고, 보트 타고 관광하는 때에 궂은 날씨가 되는 것 보다. 얼마나 다행스럽고 좋은 일인가?
잠시의 어려움은 지나고 우리는 최상의 상태에서 최고의 관광을 할 수 있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고난과 시련을 허락하실 때는 기억하라!
그 너머에 더 좋은 것을 준비해 놓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