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1800년 나폴레옹은 프랑스군을 이끌고 험난한 알프스산맥을 넘으며, ‘내 사전에는 불가능이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사람들은 여기까지만 기억하려고 하고, 나폴레옹의 말을 인생의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는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에 실패한다. 이어서 1813년 라이프치히 전투에서 패배하므로 황제에서 물러나게 되고 엘바섬으로 귀양 갔다. 그리고 1815년에 엘바섬에서 탈출하여 재집권했으나,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하고 남대서양의 오지, 세인트헬레나섬에 유배되어 완전히 몰락한다. 나폴레옹은 유배지에서 52세의 나이로 죽었다. 나폴레옹의 삶은 그가 호언장담할 것과는 달리 불가능으로 점철되었다.
연말이다. 이즈음에는 연초에 계획한 일을 끝내지 못한 자책감이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다. 계획만 세워놓고 손도 못 댄 일들, 그럴듯하게 시작했으나 마무리되지 못한 일들, 이제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과 그 일을 완성하는 것은 별개임을 알게 된다.
끝맺지 못할 일이라면 시작도 하지 말라는 말은 나폴레옹의 허세와 다름없는 말이다. 세상에 그 누구도 시작한 일을 다 끝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솔직히 때에 따라서는 미완성인 채로 두는 게 더 나은 것들도 있다. 끝까지 가는 게 미련한 것이고 포기하는 게 더 현명할 수 있다.
베네치아의 화가 틴토레토가 그린 '가나의 혼인 잔치'는 미완성 작품으로 남아 있다. 이 그림은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작품의 마지막 디테일이 부족하여 결혼식 하객들은 형태가 없는 유령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틴토레토의 그림 중에 가장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또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은 그의 음악 인생에서 가장 신비로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니 연초에 계획한 일을 완성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거나 움츠러들지 말라. 나폴레옹은 많은 전투에서 패배하고 유배당하고 짧은 삶을 살았지만, 그가 세속에서 영웅임에는 분명하다.
당신은 어떤가? 내가 생각하기로는, 당신은 나폴레옹보다 위대한 영웅이다. 나폴레옹은 예수님을 믿지 않고 죄인으로 죽었지만, 당신은 예수님을 믿어 용서받은 죄인이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 나폴레옹은 죽고 없지만, 지금 당신은 살아 있지 않은가? 하고 싶었던 일이 미완성이고, 인생 자체가 미완성이면 어떤가?
“살아남은 사람이 이긴 사람이다”라는 말을 기억하라. 그래서 2025년에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