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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왜 나를 버리셨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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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루었다(5)  


“내가 목마르다.”
한 로마 군인이 마른 입술을 보고 동정하여 
우슬초(牛膝草) 줄기에 해융(海絨; 해면 또는 스펀지)을 매어 
그것을 신 포도주 그릇에 찍어 예수께 내밀었다.  

그러나 제사장들은 그분의 고뇌를 비웃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하신 
그분의 말씀을 그들은 잘못 해석하였다.  

심한 멸시와 조소로 그들은 말하였다.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른다.” 
예수님의 고통을 가볍게 할 마지막 기회를 그들은 거절하였다.  

“내버려 둬요.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원하나 두고 봅시다.”
예수께서 엘리야를 부르신 것이 아니었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는 무슨 뜻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은 훤히 알고 있었다. 
믿음이 두터운 사람들도 다 알고 있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왜 나를 버리셨나이까?”
흠 없는 하나님의 아들께서 십자가에 달리셨다. 
그분의 육체는 채찍에 맞아 찢기셨다.  

그처럼 자주 축복하기 위해 내미신 그분의 손은 기둥에 못 박히셨다. 
사랑의 봉사로 지칠 줄 몰랐던 그분의 발도 나무 기둥에 못 박히셨다.  

그분의 고귀한 머리는 가시관에 찔리셨다.
그분의 떨리는 입술은 고뇌의 부르짖음을 발하셨다. 

그분의 머리와 손과 발에서 흘러내린 핏방울은 그대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분의 육체를 괴롭힌 고통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기 자신을 제물로 십자가 위에 바치신 것도 다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가야바는 십자가 가까이 서서 이 말을 들으며 
조롱과 기쁨이 뒤섞인 코웃음을 쳤다. 
그는 늙은 장인의 손을 잡고서 히죽거리며 말했다. 

“들으셨지요? 이 자의 제자들이 이 말을 들었으면 아연실색해질 것입니다. 
자칭 하나님이라고 하던 자가 ‘왜 나를 버리셨습니까?’ 라고 개탄하고 
있지 않습니까? 굉장한 희극이죠?” 

그 순간 사람들은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천둥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가야바는 그 천둥소리에 놀라기보다는 
안나스의 호통소리에 몸을 소스라쳤다. 

“이 미련하기 짝이 없는 바보 녀석 같으니라고!”
“안나스 각하, 무슨 말씀……”

“그래도 모르나? 자네가 대제사장이야? 
그래, 성경도 모른단 말인가? 시편 22편을 읽어봐. 
거기에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고 시작하여 
옷을 나누어 가지는 일까지, 오늘 여기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자세히 예언하고 있지 않은가?” 

“빙부님, 당신은 설마……”
“나는 돌아가겠다.”
그는 사위를 남겨 놓고 가버렸다.  

안나스는 시편 그다음 편에 선한 목자로서의 
주님을 읊은 것까지 들어 가야바를 깨우쳐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죽음의 음산할 계곡을 걸어가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지키시니 내가 안심하리라”(시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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