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영안을 열어준다
주께서는 제사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드렸을 것이라 주는 번제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다 (시 51:16, 17)
매일 잠에서 깨어나면 자동으로 주기도문을 읊조린다. 일상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생각할 때마다 시편 23편을 읊조린다. 또한 이 세상을 떠날 즈음, 마지막 의식이 남아 있을 때 시편 23편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죄를 지었을 때나 죄인임을 자각할 때는 시편 51편을 붙들고 회개한다.
다윗은 목욕하고 있는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보고 성욕을 제어하지 못하고 죄를 짓는다. 자기의 성적 범죄로 밧세바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다윗은 우리아를 죽이려는 치밀한 속임수를 계획하여 자기의 잘못을 감추려고 했다. 간음, 기만을 저지른 다윗은 끝내 살인까지 한다.
다윗은 미남이었고, 왕이니까 부자였고, 탁월한 음악가였고, 천재적인 시인이었다, 하지만 다윗은 성범죄자였고, 배신자였고, 살인자였다. 이런 일련의 범죄 과정에 드러난 다윗의 행위는 야비하기 짝이 없다.
누가 다윗을 우둔한 사람이라고 하겠는가, 하지만 그의 독창적인 천재성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모든 인간이 공통으로 지닌 것, 즉 보이지 않는 타고난 우둔함을 드러냈다. 전지하신 하나님에게서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 어리석음 말이다.
똑똑함과 야비함이 어우러져서 사람들을 속이고 자신마저 기만하는 고의적인 범죄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눈이 열릴 때만 치유될 수 있다.
하나님은 나단을 다윗에게 보냈다. 가난한 사람과 그 양에 대한 단순한 이야기는 일종의 미끼였다. 다윗은 그 미끼를 덥석 물었고, 나단의 지적으로 곧 자신이 잡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낚시한 경험이 있는가? 고기가 바늘에 끼워진 미끼를 무는 순간, 낚싯대를 들면 모든 고기는 퍼덕거린다. 비늘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몸부림친다. 그런데 다윗은 버둥거리거나 몸부림치지 않았다. “내가 여호와께 범죄하였노라”라고 낮게 말했을 뿐이다.
그러자 나단은 다윗이 미처 숨도 돌리기 전에 다윗이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았음을 공언했다.
숨기려 했던 죄가 드러나는 것은 큰 고통이지만, 그 고통을 통해 영안이 열린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여 용서와 치유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